의사소통의 원 (Circle of Communication)
의사소통의 원이 만들어졌을 때
아이와 부모가 서로 주고받으며
소통의 ‘원’이 완성됩니다.
의사소통의 원이 만들어지지 않았을 때
(아이만 Serve)
아이의 신호가 부모에게만 가고,
반응이 돌아오지 않아 소통이 끊깁니다.
의사소통의 원이 만들어지지 않았을 때
(부모만 Serve)
부모가 신호를 보내도 아이가 반응하지 않아
소통이 이어지지 않습니다.
아이가 정상발달을 하는 경우, 상호작용에 큰 문제가 될 수 있는 생물학적인 어려움이 없고,
자폐적인 소인이 없는 경우에는
초록색의 경우처럼 부모와 자녀 간의 의사소통의 원이 원활하게 그리고 지속적으로 이어집니다.
부모는 이러한 원활함을 반복되는 까꿍놀이 그리고 그리고 사소한 눈맞춤과 얼굴 표정만으로도
아이가 웃음을 되돌려주는 형태의 ‘비언어적’ 상호작용으로 우리가 눈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의 아이가 자폐스펙스럼ASD 또는 전반적 발달지연GDD을 가지고 있는 경우에는
의사소통의 원이 적절히 형성되지 않고, 지속적으로 이어지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빨간색, 특히 아래에 ‘부모만 serve’하게 되는 형태가 가장 빈번합니다.
이 상황은 종종 부모님들을 오해하게 만듭니다.
“응? 이 아이는 나와 상호작용하는 것보다, 저 장난감을 그냥 만지고 노는 게 좋은가봐”
“음? 그냥 혼자 놀게 두는 게 좋을 것 같은데? 그런 성격인가 봐”
이렇게 부모님들은 ‘아이에게는 의사소통을 할 마음이 없어’라고 판단하게 되는 경우가 많고,
이로 인해 아이가 반복적인 행동 또는 보속적인 놀이를 하는 것을 그대로 두게 되지요.
내가 아이와 상호작용을 시도할 때보다, 아이 혼자 놀이하는 것이 더 재밌어 보이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몇가지 예를 들어볼까요?
- 바닥에 앉은 24개월 아기가 공을 만지고 놀고 있다.
- 옆에 앉은 엄마가 아이를 향해 손을 뻗는다.
- 아이는 모의 손을 보고 (아무런 말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공을 건네준다.
- 엄마는 아이의 행동을 보고 사랑스러운 미소를 건넨다.
- 아이 또한 엄마의 미소에 자신의 까르르 웃음으로 답한다.
- 엄마는 다시 공을 건네준다.
- 이와 같은 상호적 의사소통이 반복된다.
- 바닥에 앉은 24개월 아이가 공을 만지고 놀고 있다.
- 엄마가 아이를 향해 손을 뻗는다.
- 아이는 엄마의 손을 무시하고 공을 계속 만진다.
- 엄마는 공을 나에게 한번만 줄래? 라고 묻는다.
- 아이는 엄마의 말을 무시한다.
- 엄마는 아이에게 다른 장난감을 건네며 ‘이걸 가지고 놀자’라고 말한다.
- 아이는 무시한다.
위에 적어둔 예시는 초록색의 예시,
아래 적어둔 예시는 빨간색(부모의 serve만 있는 경우)에 대한 예시입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4~10개월의 아기들은 ‘의사소통의 원’을 형성하는 방법을 보통 깨우친다고 합니다(ref).
따라서, 만약 나의 아이가 아직 ‘상호적인 대화’의 즐거움을 깨닫지 못하는 것 같다면,
아이가 혼자서 놀이하는 것이 편안해 보인다면,
과연 아이의 ‘핵심적인 발달 역량’ 중 하나인 ‘의사소통의 원’을 만들어내는 능력이
적절하게 성장하고 있는지 확인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자폐적 성향에서 벗어나서 말하는 것이 어려웠던,
자신의 어린 시절을 회상할 수 있게 된 아이들이 말해준 바는 다음과 같습니다.
‘말을 하기 이전에 나는 외롭고 고립되어 있는 것처럼 느꼈고,
그저 침착한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서 부단히 노력하고 있었을 뿐이다’
부모와의 관계에 참여하지 못하고 있는 아동은 행복감을 누리기 어렵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