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폐는 하나의 원인으로 인해 발생하는가?

사진: UnsplashDelano Ramdas

자폐는 단일 원인으로 발생하지 않는다. 많은 부모님들이 “우리 아이가 왜 자폐로 진단받았을까?”라는 질문을 하곤 한다. 흔히들 단 하나의 원인, 예를 들면 유전, 환경, 혹은 양육 방식 같은 특정 요인에서 답을 찾으려 하지만 실제로 자폐는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과거에는 자폐의 원인을 하나로 단정하려는 시도가 많았지만, 최근 연구들은 자폐가 단일한 원인으로 발생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 일부는 정확한 진단과 조기 발견이 늘어나면서 숫자가 증가했다고 설명하고, 또 다른 연구들은 자가면역 반응, 환경적 스트레스 요인(납, PCB, 다이옥신, TV나 컴퓨터의 조기 노출 등)을 지목한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을 하나로 설명하기는 어렵다.

오늘날 학계는 자폐를 다요인적 발달 모델로 이해한다. 즉 여러 요인들이 서로 얽혀 위험을 누적시키고, 그 결과 아동이 ASD로 진단될 가능성이 커진다는 것이다. 유전적 요인으로는 뇌 발달과 감각 처리의 어려움이 있으며, 환경적 요인으로는 임신과 출산 시 건강 상태, 독성 물질 노출, 스트레스가 있다. 발달적 요인으로는 정서 조절의 어려움, 사회적 상호작용 경험 부족 등이 있다. 이 요인들은 각각 따로 작용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상호작용하며 발달의 경로를 바꿔 놓는다. 특히, 아동의 감각처리의 어려움은 부모와의 상호작용에 큰 영향을 미친다. 예를 들어, 엄마의 목소리에 과민하게 반응하는 아기는 높은 목소리로 말하는 엄마를 피하려고 들 수도 있다.

자폐를 이해할 때는 뇌와 몸이 ‘한정된 반응 방식’을 가진다는 점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열이나 염증은 여러 원인으로 생길 수 있지만, 몸은 결국 열이 나고 붓는다는 제한된 반응으로 나타난다. 마찬가지로 뇌와 마음도 다양한 원인에 의해 비슷한 증상으로 반응할 수 있다. 따라서 중요한 것은 겉으로 드러난 증상만 보는 것이 아니라, 그 뒤에서 어떤 발달적 과정과 요인들이 영향을 주었는지를 살펴보는 것이다.

DIR/Floortime 접근은 발달을 단순히 문제와 결과로만 보지 않는다. 아이의 발달 경로와 맥락 속에서 감각, 정서, 사회성, 언어가 어떻게 서로 얽히며 영향을 주는지를 함께 이해한다. 따라서 치료 역시 아이의 개별 차이와 관계적 경험을 중심으로 맞춤형으로 이뤄진다.

결국 자폐는 어느 한 가지 원인 때문이 아니다. 아이를 둘러싼 생물학적 요인과 환경적 요인이 함께 작용하면서 만들어진 결과다. 그렇기 때문에 아이를 도울 때도 단일한 해결책보다는 발달 전반을 바라보며 정서와 관계, 감각과 언어를 함께 지원하는 접근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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